사업을 대표할 멋진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만들었다면, 이제 상표 출원을 통해 법적인 권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출원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첫 번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름(문자)만 등록할까?", "로고(도형)만 등록할까?", "아니면 합쳐서 등록할까?"
상표는 어떤 '유형'으로 등록하느냐에 따라 보호받는 권리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오늘은 가장 대표적인 상표 유형인 문자상표, 도형상표, 복합상표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문자상표: 이름 그 자체의 힘
'문자상표'란, 특정한 글자(한글, 영문, 한자 등) 자체로 구성된 상표를 말합니다. 로고나 디자인 요소 없이, 오직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이름입니다.
- 예시: 삼성(SAMSUNG), 코카콜라(Coca-Cola), 구글(Google) 등
장점 | 단점 |
강력하고 넓은 보호 범위: 등록된 문자와 동일·유사한 모든 형태에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AMSUNG'으로 등록했다면, 다른 사람이 글씨체나 색깔을 바꿔 쓰더라도 '삼성'이라고 불리는 순간 권리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 등록이 까다로움: 로고 없이 문자만으로 식별력을 인정받아야 하므로, 이미 존재하거나 유사한 이름이 많아 등록 거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
활용의 유연성: 어떤 로고나 디자인과도 자유롭게 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시각적 변화를 주기에 용이합니다. | 시각적 임팩트 부족: 로고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
※ 추천하는 경우
- 브랜드 이름 자체가 독창적이고 기억하기 쉬울 때
-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로고나 디자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 때
- 가장 강력하고 넓은 범위의 권리를 확보하고 싶을 때
2. 도형상표: 이미지로 말하는 브랜드
'도형상표'란, 문자 없이 순수한 그림, 로고, 심볼, 캐릭터 등으로만 구성된 상표입니다. 소비자들이 글자를 읽지 않고도 이미지만으로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 예시: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 애플의 한 입 베어 문 사과 로고, 스타벅스의 사이렌 로고 등
장점 | 단점 |
강력한 시각적 효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이고 빠르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 이름(문자)은 보호 불가: 로고 이미지만 등록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똑같은 이름의 '문자상표'를 등록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예: 나이키 스우시 로고를 등록해도, '나이키'라는 이름은 별도 보호 대상이 아님) |
식별력 인정 용이: 독창적인 디자인의 로고는 그 자체로 식별력을 인정받기 쉬워, 문자상표보다 등록이 수월할 수 있습니다. | 권리 범위의 제한성: 등록된 도형과 '시각적으로 유사한' 범위 내에서만 권리가 보호됩니다. 로고 디자인을 조금만 바꿔도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
※ 추천하는 경우
-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로고가 있을 때
-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
- 문자보다는 시각적 이미지로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싶을 때
3. 복합상표: 문자와 도형의 시너지
'복합상표'는 문자와 도형(로고)이 결합된 형태의 상표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상표 유형입니다.
- 예시: 현대자동차 로고, 이마트 로고
장점 | 단점 |
등록 용이성: 문자와 도형이 결합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독특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식별력을 인정받기 쉬워 등록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 가장 좁은 권리 범위: '문자+도형'의 결합된 전체 모습 그대로 권리가 발생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 로고에서 문자만 빼고 사용하거나, 문자만 다른 글씨체로 바꿔 사용한다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하나의 출원으로 모두 해결: 출원 한 번으로 문자와 도형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비용이 절약됩니다. | 유연성 부족: 항상 문자와 도형을 결합된 형태로 사용해야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로고 리뉴얼 등으로 형태가 바뀌면 새로운 상표를 다시 출원해야 합니다. |
※ 추천하는 경우
-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상표 등록을 받고 싶을 때 (등록 성공률이 가장 높음)
- 당분간 로고나 브랜드 명을 바꿀 계획이 없을 때
- 한정된 예산으로 출원을 진행해야 할 때
앞서 살펴본 각 상표 유형의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전략은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① 문자상표와 ② 도형상표를 각각 따로 출원하여 가장 넓고 강력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이 한정적이거나 빠른 등록이 중요하다면, ③ 복합상표로 우선 등록하여 권리를 확보한 뒤, 나중에 사업이 성장했을 때 문자나 도형을 따로 출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 브랜드의 정체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가장 적합한 유형의 상표를 선택하여 여러분의 소중한 브랜드를 현명하게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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